해외 선교비에도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교회와 선교단체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평생 선교사를 후원해 온 성도들에게는 선교의 문이 막히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을 세금을 내느냐, 내지 않느냐의 문제로만 좁혀서는 안 됩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성도들이 드린 헌금이 누구에게 전달되어 어디에 사용됐는지를 교회가 책임 있게 설명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위기를 제도 개선의 계기로 삼는다면 한국교회의 선교는 오히려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해외선교비 과세 논란, 세금보다 먼저 바꿔야 할 한국교회의 선교정책」을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해외선교비 과세 논란, 정확히 알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2026년 8월 7일 국민일보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개정 이후 해외 선교비에 증여세가 부과될 가능성을 두고 선교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는 2026년 2월 27일부터 시행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12조가 있습니다. 개정된 조항은 공익법인으로 인정되는 종교사업을 ‘거주자 또는 비영리내국법인’이 운영하는 사업으로 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교회가 해외 지교회, 현지 선교법인 또는 세법상 비거주자인 선교사에게 자금을 보낼 때 종전과 같은 공익목적 비과세가 그대로 인정되는지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이 개정은 2025년 5월 대법원 판결과도 연결됩니다. 대법원은 개정 전 법령을 기준으로 외국에서 종교 보급과 교화 활동을 수행하는 비거주자나 외국 비영리법인도 공익법인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후 시행령에 국내 운영 주체라는 요건을 명시했습니다. 교계에서는 이로 인해 해외 선교의 공익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해외 송금에 곧바로 같은 세율의 증여세가 부과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선교사 생활비인지, 사역 수행을 위한 실비인지, 현지 법인에 넘기는 사업비인지에 따라 법률관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령인의 거주자 여부, 최종 귀속자, 자금의 성격과 증빙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관계 부처의 구체적인 해석과 사후관리 기준도 아직 논의 중입니다. 따라서 교회는 자극적인 표현에 흔들려 후원을 갑자기 중단하기보다, 세무·법률 전문가를 통해 송금 구조를 점검하고 지급 항목을 정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법을 피하는 편법보다 법 안에서 선교를 지속할 수 있는 정직한 길을 찾는 것이 먼저입니다.
당장 필요한 일은 교회가 지난 송금 내역을 다시 분류하는 것입니다. 정기 사례비와 목적사업비가 섞여 있지는 않은지, 해외 법인의 법적 지위와 대표자가 확인됐는지, 지정헌금의 최종 수령자가 누구인지 살펴야 합니다. 앞으로 발생할 송금은 이사회나 당회의 결의, 계약서, 예산서와 연결하고 적용 가능한 외환 신고 절차도 확인해야 합니다. 동일한 ‘선교비’라는 이름 아래 서로 다른 거래를 넣지 않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세무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투명한 선교비는 영수증이 아니라 신뢰의 구조에서 시작됩니다
선교비의 투명성은 영수증 몇 장을 모으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지원을 결정하는 단계부터 집행과 보고, 평가까지 하나의 체계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먼저 교회 정관과 재정 규정에 선교사 사례비, 선교활동비, 구제비, 교육비, 건축비와 자산 취득비를 구분해 기록해야 합니다. 정기적인 생활 지원과 일회성 사업비를 같은 이름으로 송금하면 돈의 성격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송금 전에는 목적, 금액, 기간, 수령인, 보고 방법을 문서로 승인하고, 가능하면 선교사 개인 계좌보다 확인된 단체나 사역 계좌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현지 사정 때문에 정식 영수증을 받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록 자체를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지급 날짜와 장소, 금액, 사용 목적, 지급 방법, 수령인 정보를 남기고 현지 책임자의 확인 서명, 계좌이체 내역, 계약서, 사진과 활동보고서 등을 보완 자료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럴듯한 서류를 나중에 만드는 일이 아니라, 실제 자금 흐름을 당시의 기록으로 재구성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일정 금액 이상의 사업은 두 사람 이상이 승인하고, 사업 종료 후 정해진 기간 안에 결산하도록 해야 합니다.
투명성은 공개의 범위까지 신중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모든 선교사의 이름과 활동 지역, 상세 지출을 인터넷에 공개하면 보안이 필요한 지역의 사역자와 현지 성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성도에게는 국가별·사업별 지원 총액과 성과, 감사 결과를 알리고, 개인정보가 포함된 세부 자료는 선교위원회와 감사 담당자가 확인하는 방식이 적절합니다. 또한 담임목사나 선교 담당자 한 사람에게 결정권이 집중되지 않도록 선교위원회, 재정부, 외부 회계전문가가 서로 점검해야 합니다. 고린도후서 8장 20~21절의 말씀처럼 주 앞에서뿐 아니라 사람 앞에서도 선한 일을 도모하는 태도가 선교 재정의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보고서는 돈을 다 썼다는 사실만 확인하는 문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당초 계획과 실제 지출의 차이, 목표 달성 정도, 남은 자금과 다음 분기의 필요를 함께 기록해야 합니다. 환율 변동이나 재난처럼 불가피한 사유가 있었다면 그 이유도 남겨야 합니다. 이러한 기록이 쌓이면 교회는 선교사를 의심해서가 아니라 보호하기 위해 관리한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고, 문제가 생겼을 때도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앞으로의 선교정책은 송금 중심에서 동반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번 논란은 한국교회의 선교가 많은 돈을 보내는 방식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합니다. 건물과 대규모 프로젝트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기 쉽지만, 유지비와 운영권을 둘러싼 갈등을 남기거나 현지교회의 의존성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한국교회가 계획을 정해 전달하고 현지가 집행하는 일방형 구조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현지교회와 함께 필요를 조사하고, 예산과 책임을 나누며, 사업이 끝난 뒤 현지 공동체가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지를 처음부터 살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단과 선교단체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표준 선교회계 기준이 필요합니다. 국가와 사역 유형이 달라도 최소한의 예산서, 송금신청서, 수령확인서, 사업보고서와 결산서 양식을 통일하면 작은 교회도 안정적으로 선교사를 후원할 수 있습니다. 금액과 위험 수준에 따라 심사 절차를 달리하고, 해외 부동산 취득이나 건축처럼 장기간 책임이 따르는 사업은 법률 검토와 외부 감사를 거치게 해야 합니다. 선교사에게 보고 의무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회계 교육과 행정 지원을 제공하고, 사역과 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점검해야 합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선교의 성과를 송금액이나 건물 수로 평가하는 관행을 바꿔야 합니다. 현지 지도자가 세워졌는지, 제자 양육이 이어지는지, 지역사회와 신뢰 관계가 형성됐는지, 지원 종료 뒤에도 사역이 지속될 수 있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긴급구호와 개척 초기에는 외부 지원이 필요하지만, 모든 사업에는 현지 부담의 확대와 단계적인 이양 계획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돈을 쥔 후원자가 아니라 복음 안에서 책임을 나누는 동역자가 되어야 합니다. 세법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투명성 제도가 결국 현지교회의 자립과 선교사의 보호, 성도의 신뢰를 함께 세우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개별 교회가 모든 국가의 법과 회계 관행을 혼자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교단과 선교 연합기관이 국가별 세무·외환 정보, 검증된 현지 법인 자료, 표준 서식과 상담 창구를 공동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기적인 외부 점검을 통과한 단체에는 간소한 절차를 적용하고, 고위험 지역이나 대규모 사업에는 강화된 심사를 적용하는 방식도 현실적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자율 관리가 정부와의 협의에서도 선교의 공익성과 신뢰성을 입증하는 근거가 될 것입니다.
결론
해외선교비 과세 논란은 한국교회에 분명 어려운 과제입니다.
그러나 선교를 멈추거나 불투명한 우회 송금을 선택해서는 안 됩니다.
먼저 모든 지원 항목을 목적에 따라 구분하고 정관과 재정 규정을 정비해야 합니다.
송금 전 승인부터 현지 집행, 결산과 감사까지 이어지는 책임 체계도 세워야 합니다.
성도에게는 결과를 정직하게 보고하되 선교사와 현지교회의 안전은 철저히 보호해야 합니다.
교단과 선교단체는 표준 회계기준과 전문적인 행정 지원을 공동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선교의 방향도 건물과 자금 중심에서 사람을 세우고 현지교회를 자립시키는 동반자 선교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하나님 앞과 사람 앞에서 건강하고 투명한 선교정책을 확립해 나가기를 소망합니다.
참고자료
- 국민일보, 「올해부터 해외선교비 면세 ‘사실상 박탈’에 증여세 폭탄 ‘비상’」
- 국가법령정보센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12조
- 대법원, 2025년 5월 15일 선고 2025두30806 판결 요지
- 국세청, 「종교단체 원천징수 및 연말정산」
- 한국학술지인용색인, 「종교단체의 회계투명성에 관한 연구」
※ 개별 교회나 선교단체의 송금과 과세 여부는 수령인의 거주지, 자금의 성격과 최종 귀속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세무사나 조세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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